• 2026. 4. 28.

    by. Live - Post

    솔직히 처음엔 미츠이가든호텔 오사카 프리미어를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일본 호텔 체인 중에서 미츠이는 비교적 무난한 비즈니스 라인이라는 인식이 강했거든요. 친구가 추천해줬을 때도, 차라리 그 돈이면 콘래드나 인터컨티넨탈 가지 왜 굳이라고 답했던 게 저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오사카 자유여행 일정을 짜다가 우연히 도지마강 야경 사진 한 장에 꽂혀서 충동적으로 예약했어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다음 오사카 자유여행 때도 바로 여기로 결정했어요. 그것도 같은 객실 타입으로요.

     

    오사카 자유여행을 가는 사람들 대부분 신사이바시나 난바 쪽 호텔을 잡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첫 번째 여행 땐 도톤보리 한가운데, 두 번째는 닛폰바시. 둘 다 위치는 좋았지만 저녁마다 술 취한 관광객 소리에 잠을 설쳤어요.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조금 떨어진 도지마 지역을 골랐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어요. 요도야바시역에서 도보 6분, 우메다까지 한 정거장, 신사이바시까지 두 정거장이라 어디로 가든 환승 없이 닿아요. 대신 호텔 주변은 금융가라 밤 아홉 시 넘으면 거짓말처럼 조용해져요.

     

    로비에 들어서면서 처음 든 생각은 어 생각보다 격이 있다였어요. 천장이 높고 어두운 우드 톤에 간접 조명만 떨어지는 구조라 비즈니스호텔 특유의 형광등 느낌이 전혀 없어요. 체크인은 공식적으론 오후 3시인데 저는 정오쯤 도착해서 짐만 맡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데스크에서 객실이 준비됐다며 바로 안내해주셨어요.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분이 계셔서 대욕장 이용 시간이나 조식 운영 같은 디테일을 한국어로 안내받을 수 있었던 점도 의외로 편했어요.

     

    제가 묵은 방은 디럭스 트윈, 26제곱미터로 일본 도시 호텔 평균보다 1.5배 정도 넓은 편이에요. 침구는 시몬스 매트리스에 가벼운 다운 듀벳이라 무겁지 않으면서도 폭 감기는 느낌이 좋았어요. 인테리어가 이 호텔의 진짜 강점인데, 헤드보드 뒤로 검정 라탄 패널이 격자로 짜여 있고 발치엔 다크 오크 마룻바닥이 깔려 있어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묵직해요. 창가엔 1인용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이 있어서 새벽에 따뜻한 우롱차 한 잔 들고 도지마강 야경을 보는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어요. 도시 야경인데도 강 때문인지 차분해요.

     

    이 호텔의 진짜 비밀병기는 16층 천연온천이에요. 도심 한복판 호텔에 진짜 온천이 들어가 있는 곳,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운영 시간은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인데, 새벽 1시에서 5시 사이는 청소 시간이라 입장이 막혀요. 저는 도착 첫날 밤 11시쯤 올라갔는데 사람이 저 포함 두 명뿐이었어요. 탕에 발을 담그자마자 41도 정도 되는 물이 종아리부터 천천히 감기듯 올라왔고, 유황 냄새는 거의 없는 대신 미네랄 특유의 부드러운 향이 옅게 퍼졌어요. 비누처럼 매끈하면서 살짝 미끌한 수질이라 한참 담갔다 나오면 보습 크림 바른 직후 같은 감촉이 남아요. 노천은 없지만 통창 너머로 건너편 빌딩 불빛이 흘러서 야경 욕조 같은 분위기예요.

     

    조식은 16층 레스토랑 하카타로에서 운영해요. 시간은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1인 추가 비용은 약 3,500엔 정도예요. 솔직히 처음엔 비싸지 않나 했는데 메뉴 구성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요. 후쿠오카 명란젓을 즉석에서 떠주고,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는 셰프가 그릴 앞에서 직접 구워줘요. 가다랑어 육수로 부쳐낸 다시마키 계란은 입에 넣자마자 향이 부드럽게 올라오고 끝맛이 짜지 않아 두 조각도 부담 없어요. 다만 7시 30분 이후엔 단체 손님이 몰려 다코야키 코너 줄이 길어지니, 가능하면 7시 직후 입장을 추천드려요.

    호텔 근처 맛집도 짧게 풀자면, 도보 7분 거리 키타신치 골목의 멘야 조로쿠가 의외의 발견이었어요. 평일 오픈 11시 30분, 브레이크타임 14시 30분부터 17시 30분, 라스트 오더 22시예요. 시그니처는 토리파이탄 라멘 1,200엔. 닭 뼈를 12시간 끓여 만든 국물이 우유처럼 뽀얗고, 입에 넣으면 무거운 콜라겐 질감이 혀에 감기다가 끝에 청유자 향이 살짝 올라와요. 차슈는 닭가슴살 저온조리라 퍽퍽함이 없고, 면은 가는 스트레이트로 국물을 잘 머금어요. 카운터석 8자리뿐이라 점심 피크 시간엔 20분 정도 대기는 각오해야 해요.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어요. 첫째, 호텔 자체 주차장이 없어 차량 이용 시 인근 코인주차장(시간당 약 600엔)을 따로 써야 해요. 렌터카 일정이 있으면 비용을 미리 계산해두는 게 좋아요. 둘째, 객실 책상 콘센트 위치가 침대에서 1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짧은 충전 케이블은 침대에서 폰을 보기 어려워요. 셋째, 대욕장 수건은 충분하지만 객실에서 가운을 입고 이동하는 동선이 좀 길어요. 1층 로비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야 해서 처음엔 살짝 어색했어요.

     

    그래도 이 모든 단점을 합쳐도 다시 갈 이유가 더 많았어요. 도시 한복판인데 새벽엔 강물 소리만 들릴 만큼 조용하고, 천연온천에 몸을 담그며 빌딩 야경을 볼 수 있는 호텔은 흔하지 않아요. 평일 1박 평균 약 22만 원대, 주말은 26만 원대 정도라 가격대도 도시 럭셔리 호텔치고 합리적이에요. 오사카 자유여행이 처음이라 무조건 번화가에 묵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도지마라는 선택지를 고려해보셨으면 해요. 위치는 오사카시 키타구 도지마, 체크인 15시 체크아웃 11시, 가까운 역은 요도야바시역과 히가시우메다역이에요.